떡볶이의 역사를 아시나요 (궁중떡볶이 ~ 길거리떡볶이)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간식, 떡볶이. 매콤달콤한 소스에 쫄깃한 떡이 어우러진 이 음식은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길거리 음식이지만, 그 뿌리는 놀랍게도 조선시대 왕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늘은 떡볶이가 어떻게 탄생했고,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 흥미로운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1. 떡볶이의 기원 (궁중의 고급 요리)

떡볶이의 역사는 조선시대(1392~1897)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떡볶이는 지금처럼 매운 음식이 아니라, ‘궁중떡볶이’라 불리며 왕실에서 즐기던 고급 요리였습니다. 이 궁중떡볶이는 간장, 소고기, 각종 채소와 버섯을 넣어 만든 간장 베이스의 담백한 볶음 요리로, 고급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 귀족과 왕족만이 맛볼 수 있던 별미였습니다.

19세기 조리서인 『시의전서』에는 ‘떡복기’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흰떡(가래떡), 소고기, 참기름, 간장, 파, 석이버섯, 잣, 깨 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초기 떡볶이는 맵지 않고, 지금의 잡채와 비슷한 풍미를 지닌 고급 반찬이었습니다.

2. 매운 떡볶이의 탄생

지금 우리가 즐기는 빨간 떡볶이, 즉 고추장 떡볶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등장했습니다. 전쟁 후 미국의 밀가루 원조로 인해 쌀이 부족해지고 밀떡이 보급되면서, 떡볶이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1953년, 서울 신당동의 마복림 할머니가 우연히 고추장에 떡을 볶아 팔기 시작하면서 매운 떡볶이가 탄생했습니다. 이때부터 떡볶이는 고추장, 설탕, 간장, 어묵, 양파, 대파 등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진 매콤달콤한 소스로 변신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민 간식이 되었습니다.

3. 대중화와 다양한 변신

1970년대 이후 떡볶이는 학교 앞 분식집, 포장마차 등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치즈, 해산물, 라면사리, 크림, 로제 등 다양한 재료와 소스를 활용한 창의적인 변형 메뉴들이 등장하며, 떡볶이는 하나의 ‘장르’로 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화와 함께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한국을 대표하는 소울푸드이자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지에서는 치즈, 베이컨, 해산물 등 현지 입맛에 맞춘 다양한 버전이 등장해 글로벌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4. 떡볶이가 가진 의미

떡볶이는 단순한 음식 그 이상입니다. 한국인의 어린 시절 추억, 친구와의 우정, 가족과의 따뜻한 시간, 그리고 한국의 근현대사를 함께한 음식이기도 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재료와 맛은 달라졌지만, 떡볶이가 주는 따뜻함과 즐거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떡볶이는 한국인의 삶과 함께 진화해온 음식입니다. 왕실의 고급 요리에서 시작해, 전쟁의 아픔을 딛고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떡볶이.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과 추억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떡볶이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와 역사가 담긴 소울푸드입니다.”